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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봉에 올라
    이웃 2020. 7. 31. 16:54
    
    

     

     

     

     

    
    




    매봉에 올라


     





    답답하고
    응어리진 가슴을 풀길없어
    추적 추적 내리는 비를 맞고
    산에 올랐더라

    나 세상에 나와
    나는 누구인가를
    나는 무엇인가를 되뇌이노라

    쪼그리고 앉아 눈을 뜨니
    보이는건
    무릎사이 내발등 뿐이로구나.

    쇠주한병
    비닐조각에 싸여진
    괴기 석점
    된장에 부러진 고추 한개

    쇠주병 뚜껑에
    쇠주 가득 부어 하늘 향해 뿌리고
    병을 들어 입에 가져가
    꿀꺼덕 꿀꺼덕
    입안 가득이 부어넣는다
    괴기 한점에 된장 찍은 고추
    씹으며
    숨한번 크게 쉬고
    고개를 드니

    세상이 보이누나
    세상이

    멀리 관악산이 구름 덮어쓰고
    청계산이 구름 안개에 가리웠구나
    구룡산이 엎어져 있고
    남한산성 간곳이 없구나

    6.3 빌딩 작대기 하나 세워논듯하고
    펼쳐져있는 아파트 성냥곽 같고
    강변로에 지나는 차들
    진딧물 움직이듯하는구나.

    흐르는듯 멈춘듯
    펼쳐진 한강속에
    나도 흘러온듯 멈춘듯 하구나








    갖은것이 무엇이고
    못 갖은것이 무엇이랴
    무엇을 갖으려 하는가

    가지려 하니 내것이 아니요
    마음비워 바라보니 내것이더라.

    가슴을 펼쳐 한걸음 물러 앉으니
    세상이 더 넓게 크게 활짝 열리더라

    일어서 머리를치켜들어 둘러 보니
    하늘이 열리더라

    태양을 마주하고 바라보니
    세상이 어둡더이다

    태양과 같이 세상을 바라보니
    무지개가 아름답더이다.

    구름이 있음은
    세상을 어둡게 하기 위함이 아니더이다.

    비를 내려 메마른 대지를 적시고
    무지개 서게 함이더이다.

    욕심과 증오에 찬 마음을 비우니
    새마음이 들어 오더이다.

    내 이야기만 하니
    내 귀 닫혀
    남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더이다.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우리니
    세상이 들리더이다.

    가슴을 열고
    눈을 열고
    귀를 열고
    다시 바라본 세상이 아름답더이다


    있을 곳에
    있을 것이
    있더이다.


    낭송-김정은
    어느 해 추석 날 - 김 경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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