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계란 위에 계란 세우기
◈고전=계란 위에 계란 세우기◈ (卵上加卵) 옛날 옛날 어느 고을에 매우 명성이 높은 재상(宰相)이 있었는데, 왕의 잘못을 강력히 주장하다가 심기를 거슬러 외딴 섬으로 귀양을 가게 되었다. . 그리하여 재상이 떠나는 날 부인이 따라나오며 소매를 붙잡고 울부짖는 것이었다. "여보 영감! 지금 이렇게 가시면 언제쯤이나 풀려나 돌아올 수 있겠는지요? . 얼마나 기다려야 합니까?" "부인! 울지 말구려. 내가 돌아올 날은 기다리지 않는 것이 좋을거요. 계란 위에 계란이 세워지면 돌아올 수 있을라나?" . "영감! 계란 위에 계란을 어떻게 세워요?' 부인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었고 재상은 말을 타고 유배지로 떠났다. . 그 뒤로 부인은 날마다 상 위에 계란 두 개를 올려놓고 공손히 절을 하면서, "제발 계란 위에 계란이 올라서게 해주소서." 하고 빈 다음, 그 앞에 꿇어앉아 조심스럽게 계란을 세워보는 것이었다. . 그러나 계란은 번번이 옆으로 미끄러져 떨어졌다. 부인은 이렇게 하루도 쉬지 않고 밤낮으로 해보았지만, . 한 번도 계란은 세워지지 않았다. 그렇게 일 년 이 년이 지나니, . 부인은 외딴 곳에서 고생하고 있을 남편이 너무 걱정되어 가슴이 아파 울면서 애걸하듯 매달렸지만 계란은 무정하기만 했다. 이 때 왕이 밤에 종종 미복을 하고 거리를 돌며 불켜진 창문 아래에서 여론을 청취하고는 했는데,
마침 재상 부인이 계란 위에 계란을 세우려 애쓰면서 통곡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나 애처럽고 통곡소리 또한 너무 슬프게 들렸다. . 이튿날 아침이 되자, 왕은 내시를 시켜 그 부인의 집을 찾아가 무슨 곡절이 있는지 자세하게 알아보라고 했다. 이에 돌아온 내시는 부인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아뢰었다. . "남편인 재상이 귀양을 떠나면서 계란 위에 계란이 세워지면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하여, . 그의 부인이 몇 년 동안 저렇게 애쓰는 것이라 하였사옵니다." . "계란 위에 계란이라.... 그 부인의 정성이 가상스럽구나." 왕은 부인의 정성에 감탄하여, 그 남편인 재상을 귀양에서 풀어 주었다. 이에 서울로 돌아온 재상은 먼저 왕 앞에 엎드려 성은(聖恩)에 감사를 드리는 인사를 올렸다. . "전하! 신(臣)의 죄를 사하여 주시니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 "음, 그런데 경이 이렇게 풀려나게 된 연유를 알고 있는가?" "전하! 신 그저 성은에 감사드리옵고 망극할 따름이옵나이다.' . "아니라네, 그건 계란 위에다 계란을 세웠기 때문이라네." . 그러나 재상은 왕이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하고, 그저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라는 말만 연속으로 아뢰면서 눈물만 줄줄 흘리더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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