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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하얀집 2020. 11. 10. 15:20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사람은 같은 냇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고
때의 흐름은 다만 나아 갈 뿐 되돌아 오지 않는 것을...

 

그러하되 꿈속에 있으면서 그게 꿈인 줄 어떻게 알며
흐름 속에 함께 흐르며 어떻게 그 흐름을 느끼겠는가

꿈이 꿈인 줄 알려면 그 꿈에서 깨어나야 하고
흐름이 흐름인 줄 알려면 그 흐름에서 벗어나야 한다

때로 땅 끝에 미치는 큰 앎과 하늘에 이르는 높은
깨달음이 있어 더러 깨어나고 또 벗어나는 그 같은 일이

어찌 어느 우리에게까지도 한결같을 수가 있으랴

놀이에 빠져 해가 져야 돌아 갈 집을 생각하는
어린 아이처럼 티끌과 먼지 속을

어지러이 헤매다가 때가 와서야 놀람과 슬픔 속에 다시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우리 인 것을...

- 三國誌 중에서 -

 

이와 같이 젊은 시절에는... 아무리 누가 무슨 소리를 해도
이해는 가면서도... 실감을 못 느끼지만

많은 세월 속에 몸과 마음이 다듬어진 후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허우적 대야

그~동안 흘러 버린 세월을 잡을 수 없음을
누구나 다 안타까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림 : 서담 최형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