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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
    이웃 2020. 3. 17. 16:06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이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 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등나무 그늘에 누워
    같은 하루를 바라보는 저 연인에게도
    분명, 우리가 다 알지 못할
    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겨울 꽃 보다 더 아름답고
    사람 안에 또 한 사람을
    잉태할 수 있게 함이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나무와 구름 사이 바다와 섬 사이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수 천 수 만 번의 애닯고 쓰라린
    잠자리 날개 짓이 숨쉬고 있음을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은 서리처럼
    겨울 담장을 조용히 넘어오기에
    한 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먹구름처럼 흔들거리더니
    대뜸..내 손목을 잡으며
    함께 겨울나무가 되어줄 수 있느냐고
    눈 내리는 어느 겨울밤에
    눈 위에 무릎을 적시며
    천 년에나 한 번 마주칠 인연인 것처럼
    잠자리 날개처럼 부르르 떨며

    그 누군가가 내게 그랬습니다
    그것이 인연이라고..

    /글/ : 김현태 / <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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