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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에 먹게되는 나이이웃 2020. 4. 16. 14:10
중년에 먹게되는 나이
눈가에 자리 잡은 주름이
제법 친숙하게 느껴지는 나이
삶의 깊이와 희로애락에
조금은 의연해 질 수 있는 나이
잡아야 할 것과 놓아야 할 것을
어슴푸레 깨닫는 나이
눈으로 보는 것 뿐 아니라
가슴으로도 볼 줄 아는 나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소망보다는
자식의 미래와 소망을 더 걱정하는 나이
여자는 남자가 되고
남자는 여자가 되가는 나이
밖에 있던 남자는 안으로 들어오려는 나이
안에 있던 여자는 밖으로 나가려는 나이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서도
가슴에는 한기를 느끼게 되는 나이
빈 들녘에서 불어오는 한 줌 바람에도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지는 나이
사람들 속에 묻혀 있으면서도
사람의 냄새가 한없이 그리워지는 나이
공연이 끝난 빈 객석에 홀로 앉아 있는 것처럼
뜻 모를 외로움에 빠져드는 나이
나이를 보태기보다
빼기를 더 좋아하는 나이
- 문경찬 -'이웃'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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