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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계란 위에 계란 세우기여기 저기 2020. 5. 10. 11:22
◈고전=계란 위에 계란 세우기◈
(卵上加卵)
옛날 옛날 어느 고을에
매우 명성이 높은
재상(宰相)이 있었는데,
왕의 잘못을 강력히
주장하다가 심기를 거슬러
외딴 섬으로
귀양을 가게 되었다.
.
그리하여 재상이 떠나는 날
부인이 따라나오며
소매를 붙잡고 울부짖는
것이었다.
"여보 영감!
지금 이렇게 가시면
언제쯤이나 풀려나
돌아올 수 있겠는지요?
.
얼마나 기다려야 합니까?"
"부인! 울지 말구려.
내가 돌아올 날은
기다리지 않는 것이 좋을거요.
계란 위에 계란이 세워지면
돌아올 수 있을라나?"
.
"영감!
계란 위에 계란을
어떻게 세워요?'
부인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었고 재상은 말을 타고
유배지로 떠났다.
.
그 뒤로 부인은 날마다
상 위에 계란 두 개를
올려놓고
공손히 절을 하면서,
"제발 계란 위에
계란이 올라서게 해주소서."
하고 빈 다음, 그 앞에 꿇어앉아
조심스럽게 계란을
세워보는 것이었다.
.
그러나 계란은 번번이
옆으로 미끄러져 떨어졌다.
부인은 이렇게 하루도
쉬지 않고
밤낮으로 해보았지만,
.
한 번도 계란은 세워지지
않았다.
그렇게 일 년 이 년이 지나니,
.
부인은 외딴 곳에서
고생하고 있을 남편이
너무 걱정되어
가슴이 아파 울면서
애걸하듯 매달렸지만
계란은 무정하기만 했다.
이 때 왕이 밤에 종종
미복을 하고 거리를 돌며
불켜진 창문 아래에서
여론을 청취하고는 했는데,
마침 재상 부인이
계란 위에 계란을 세우려
애쓰면서
통곡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나 애처럽고
통곡소리 또한 너무
슬프게 들렸다.
.
이튿날 아침이 되자,
왕은 내시를 시켜
그 부인의 집을 찾아가
무슨 곡절이 있는지
자세하게 알아보라고 했다.
이에 돌아온 내시는
부인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아뢰었다.
.
"남편인 재상이 귀양을
떠나면서
계란 위에 계란이 세워지면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하여,
.
그의 부인이 몇 년 동안
저렇게 애쓰는 것이라
하였사옵니다."
.
"계란 위에 계란이라....
그 부인의 정성이 가상스럽구나."
왕은 부인의 정성에 감탄하여,
그 남편인 재상을
귀양에서 풀어 주었다.
이에 서울로 돌아온 재상은
먼저 왕 앞에 엎드려
성은(聖恩)에 감사를 드리는
인사를 올렸다.
.
"전하!
신(臣)의 죄를 사하여 주시니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
"음, 그런데 경이
이렇게 풀려나게 된 연유를
알고 있는가?"
"전하!
신 그저 성은에 감사드리옵고
망극할 따름이옵나이다.'
.
"아니라네,
그건 계란 위에다
계란을 세웠기 때문이라네."
.
그러나 재상은 왕이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하고,
그저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라는
말만 연속으로 아뢰면서
눈물만 줄줄 흘리더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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