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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녀의 봄날 / 자향
    이웃 2021. 3. 18. 13:15




    그녀의 봄날 / 자향


    차라리 내가
    달콤한 미풍 되어

    그대가슴에 살랑이고픈 봄날이다

    병아리 솜털같은
    노오란 산수유 꽃이 방싯거리고
    고운 사랑에 얘기라도 싣고 올것 같은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훈풍이

    작은 언덕 넘어에서 불어온다


    마음을 열어
    그 어떤것 하나라도 보여주지 못하는
    애석한 안타까움처럼

    그렇게 성급히 지나갈 봄인줄도 알면서
    재촉모르는 느긋함 속으로
    옷깃을 풀어 헤치고픈 아지랑이의 향연!

    가지마다 줄기마다 오동통히
    발정난 잎사귀들을 싹틔우며

    봄은 만물을 달뜨게 하는
    천부적인 계절이다



    하나같이 요염한 자태로
    꽃망울을 터뜨리고
    벌나비를 부르며
    소란한 사랑의
    축제속으로 빠져든다

    인생의 끝자락에서
    우선멈춤을 선택할수 있는것도 아닌데

    잽싸게 달아나는 시게의 초침 만큼이나
    재빠르게 지나가는
    세월을 바라본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점점 강박해오던
    의,식,주,의 평범한 일상에 진부함이

    다람쥐 쳇바퀴돌듯 거듭되는 생활에서
    남다른 오로라를 찾고싶어 안달하던 마음도
    체념이란 굴레를 씌워
    서서히 다독여간다



    죽을만큼 심히 아파본 사람은
    어느날 느닫없이
    달려들 마지막 순간을 위해

    쥐었던 주먹을 펴고
    언제든지 손을 털 준비도 게으르지 않다

    나에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 보았을 때만이
    남아있는 소유에 대해

    무한한 감사를 느끼게 된다


    한장한장 넘긴 책장이
    끝 부분에 도달할 때 쯤에야

    머릿속에 긴 이야기가 형성되듯
    지루한듯 구비구비 살아온 인생길도
    석양이 강물에 발을 담글때 쯤에서야

    초조한 촛침 소리를
    듣게되는 것이다



    한송이의 매화꽃 처럼
    청초롬히 아름다움을 닮고 싶고

    고결한 꽃잎 강물에 지듯
    조용히 스며드는 향기에
    티없이 그냥
    동화되고 싶은 바램도 가져본다

    산다는 것에 가장값진 가치는
    거부할수없이 건강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여생의 남은 시간들을
    가장 아름답게 꾸며보기위해

    골몰해지는 봄날은
    향기마져 곱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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